전기차 2천만대 돌파 눈앞
내연기관차, 자취 감출 날 머지않아
중국·유럽·신흥국, 전기차 대세로 재편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글로벌 데이터 기관들이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 2천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수치로, 내연기관차 중심의 오랜 자동차 산업 구조에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기차가 4대 중 1대
IEA는 14일(현지시각) 발표한 ‘글로벌 전기차 전망 2025’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2천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700만대였던 판매량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1분기 기준으로만 해도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를 이끈 핵심 요인은 중국이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약 1100만대가 팔렸으며 이는 불과 2년 전 전 세계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올해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덕분에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중국의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60%에 달하고, 전 세계 생산량의 70%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술 발전으로 인한 배터리 가격 하락도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있다. 중국에서는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전기차 가격이 가솔린차보다 저렴한 경우가 늘고 있다.
반면, 독일과 미국에서는 아직 20~30%가량 비싸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가격 격차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4월 누적 560만대 돌파
전기차 시장의 확장은 월간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에너지 전환 분석기관 로모션은 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4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15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비록 3월보다 12% 줄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로써 올해 1~4월 누적 판매량은 560만대를 넘어섰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이 330만대로 전년 대비 35% 증가해 여전히 선두 자리를 지켰고 유럽은 120만대, 북미는 60만대로 각각 25%, 5% 상승한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기타 지역—동남아, 중남미 등—의 전기차 판매는 50만대로 가장 높은 증가율인 37%를 기록했다.
로모션의 데이터 매니저 찰스 레스터는 “EU의 배출가스 규제와 중국의 차량 반납 보조 정책이 주요 성장 요인”이라며 “중국과 유럽 제조사들은 글로벌 관세 이슈 속에서도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30년, 전기차가 전체 판매량 40% 차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의 전기차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가 50%나 증가했고 전체 신차 시장의 9%를 차지했다. 브라질에서는 12만 5천대가 팔려 전체 판매의 6%를 전기차가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 관계자는 “데이터를 보면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이며 연말까지 이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전기차 확산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전 세계 신차 판매의 40%가 전기차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연기관차의 종말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