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하락세
5년 전 이미 달성한 2조 원을 다시 목표로
“한국 게임 산업 전반 개선에 필요한 신호탄”

한국 게임산업의 상징이자 기둥으로 여겨졌던 엔씨소프트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14일 발표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무려 80%나 감소한 52억 원에 그쳤다.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지만, 한때 연매출 2조 원을 돌파했던 대한민국 대표 게임사의 몰락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수치다.
처음부터는 아니었다
엔씨소프트는 대한민국 게임을 대표하는 기업인 만큼 처음부터 하락세를 걸었던 것은 아니다.

1997년 3월 설립된 엔씨소프트는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사업으로부터 온라인 게임 개발 분야로 활동을 넓혀갔고, 마침내 1998년과 2003년 출시한 PC 온라인 리니지로 대성공을 이루었다.
온라인 게임 전문가는 “리니지는 단순한 게임의 흥행을 넘어 한국 게임 산업이 글로벌로 진출하는 발판이 되었다”고 말하며, 한국 최초의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 중 하나였던 리니지가 당시 엔씨소프트의 성장 기반이었음을 평가했다.
글로벌 진출과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한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을 넘어 AI 및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미래적 신사업에도 적극 진출에 나서며 2020년 기준 연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간신히 낸 흑자

승승장구일 줄만 알았던 엔씨소프트는 2024년 4분기 1,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25년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연간 영업손실이 1,092억 원, 주가는 약 100만 원에서 17만 원대로 폭락했고 이에 따라 5,000여 명에 달하던 본사 인력도 3,000여 명대로 줄이는 대규모 희망퇴직이 12년 만에 단행되었다.
그들은 지난 14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약 80% 감소한 52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올해 1분기는 퇴직위로금 영향이 축소되면서 매출 감소에도 흑자를 냈지만 이 또한 간신히 이룬 셈이었다.
하락세의 원인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기존 지식재산(IP)의 확장과 신작 출시, 외부 IP 게임 퍼블리싱 등으로 2026년 매출을 2조 원에서 2.5조 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5년 전 이미 달성했던 매출을 다시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을 만큼 엔씨소프트의 인기가 하락한 원인들은 누적되고 있었다.
주요 원인으로는 ‘과도한 과금 유도’가 꼽히고 있다. 반복되는 게임성과 과금 유도에 실망한 이용자가 “속이 시원하다”고 남긴 댓글을 통해 ‘엔씨소프트는 돈 쓰는 게임’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것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핵심 게임이었던 리니지 시리즈의 부진과 신작 게임들의 연이은 흥행 실패, 국내외적인 규제 변화도 인기 하락으로 연결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온라인 게임 평론가들은 “리니지 성공에 안주하며 MMORPG 장르에 집중한 결과 글로벌 트렌드가 변화하는 동안 신기술 및 장르 다각화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내리며 혁신 부족과 시장 변화에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주목되는 향후 발전
엔씨소프트 박병무 공동대표는 “개발력 저하, 꾸밈 단계인 폴리싱 부족, 이용자 소통 문제를 인정하고 인력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서겠다”고 전하며, 신작과 AI 개발 조직을 분리해 자회사로 전환하여 핵심 및 신규 IP 발달에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위기가 단순한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게임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 필요성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며,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업계 전반의 구조적 한계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 속에서 엔씨소프트의 신작이 성공할 경우 하락세의 개선이 가능하나 또다시 실패할 경우 추가 감소 압력이 존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엇갈린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