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 유럽서 판매 ‘폭발’
국내도 보급형 전기차가 견인
글로벌 전기차 시장 42% 성장

올해 전기차 시장이 ‘캐즘(수요 정체기)’을 돌파한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국내와 글로벌 시장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고, 그 중심에는 기아의 보급형 전기차 EV3가 있었다. 업계는 가격 경쟁력, 신차 출시, 충전 인프라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진단한다.
EV3, 전기차 판매 급증 이끈 주역
기아가 올해 1분기 유럽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총 2만 7761대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중 64%에 해당하는 1만 7878대가 EV3였으며, 이는 지난해 4분기 대비 153% 급증한 수치다.

국내에서도 EV3는 8775대가 팔리며 현대차그룹 내 전기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차량은 롱레인지(501km)와 스탠다드 모델 두 가지로 운영되며 보조금을 적용하면 3000만 원 초반대에 구매가 가능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가성비로 주목받았다.
기아는 EV3의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에서 ‘2025 올해의 차’ 시리즈를 휩쓴 데 이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EV4, EV5, PV5 등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EV6와 EV9 현지 생산을 강화할 방침이나, 오는 6월부터 적용될 관세 인상 및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가능성은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보급형 신차가 살린 전기차 시장
올해 1~4월 기준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총 5만 692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5%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EV3와 캐스퍼EV 출시 이후 보급형 신차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투입되며 캐즘을 벗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EV3는 같은 기간 8453대를 기록했고, 3~4월에는 월평균 3000대 가까이 판매되며 코나, 니로 등 기존 인기 차종을 제치고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캐스퍼EV도 3215대를 기록하며 아이오닉5(4125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현대 전기차로 부상했다.
기아는 EV3를 시작으로 전기차 대중화에 본격 나서겠다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으며 중형 위주의 전기차 라인업에서 소형과 준중형으로 다변화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또한 기존 인기 모델인 EV6, 아이오닉5, 아이오닉6도 판매가 동반 상승했다.
1~4월 기준 EV6는 3124대(25.2% 증가), 아이오닉5는 4125대(11.4% 증가), 아이오닉6는 1426대(4.6% 증가)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시장 전반의 회복세가 단일 차종의 성과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 전기차 점유율 16% 돌파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반등했다.
PwC가 1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고,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고치인 16%를 기록했다.

중국은 전 세계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중심축 역할을 했고, 유럽은 영국과 독일이 각각 43%, 3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 역시 정부의 빠른 보조금 확정과 소비자 수요 회복에 힘입어 1~2월 기준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45.1% 급증한 1만2835대를 기록했다.
향후 전기차 시장은 신차 출시와 정부 정책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