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수출 신성장 동력으로
청년층 취업에 큰 도움
IT·콘텐츠 해외시장 공략 효과적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한 편이 탕후루 가게 수백 개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한국은행의 흥미로운 분석에 경제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비스 수출이 늘면 제작자부터 배우, 스태프, OTT 운영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취업자가 늘어나는 연쇄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최근 서비스 수출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 투입산출팀 박영진 과장과 강인성 조사역은 “서비스 수출 증가가 국내 취업자 수 확대를 통해 고용시장 질적 개선과 안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서비스 수출, 일자리 창출의 핵심으로

19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22년 국내 취업자 수 증가분 99만 6천 명 중 82.5%가 수출에서 비롯됐다.
이 중 서비스 수출이 유발한 취업자 수는 50.9%로, 공산품 수출(31.3%)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시기 내수 부진으로 인한 고용시장 악화 압력을 서비스 수출이 상당 부분 완화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서비스 수출 중에서도 IT와 콘텐츠 관련 생산자 서비스의 영향력이 두드러진다.
이 부문에서 유발된 취업자 수는 2020~2022년 연평균 70% 이상 증가해, 전체 서비스 수출(15.1%)이나 공산품 수출(4.8%)의 성장세를 크게 앞질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 비중이 2023년 15.7%까지 높아졌다. 특히 정보기술과 콘텐츠 관련 서비스는 고학력, 고숙련, 상용직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청년층 비중도 높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고 설명했다.
K-콘텐츠, 해외 시장의 블루오션
이러한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우리나라 지식서비스 수출은 연평균 13.4% 증가하며 전체 서비스 수출 증가(3.8%)를 견인했다.

특히 지식재산권 사용료, 전문·사업 서비스, 정보·통신서비스, 문화·여가 서비스 모두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러한 성공 요인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의 융합 트렌드 확산과 K-POP, 웹툰, 게임 등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꼽았다.
우리나라 전기·전자 등 주력 제조업의 뛰어난 공정기술과 창의적인 문화예술 콘텐츠가 시너지를 내며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수출 상대국도 우리나라의 운송 서비스와 생산자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우리나라 생산자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우리 서비스 최종 수요로 유발된 취업자 수는 중국(23만 4천 명), 미국(6만 3천 명), 일본(2만 9천 명) 순으로 집계됐다.
지속성장 위한 과제와 전망
이처럼 서비스 수출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생산자 서비스에 대한 해외의 수요 잠재력이 상당해 중국, 미국 등 주요 국가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 공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한은은 제조기업들의 R&D 기반 지식재산권이 주로 기업 내부 거래에 머물고 있고, 영상 콘텐츠는 글로벌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게임 등 일부 산업에서는 각종 규제가 추가적인 성장을 제약한다는 현장의 비판도 언급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한은은 “기업들은 무형자산의 가치와 서비스 부문의 발전 잠재력을 재인식하고 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서비스 수출에 대한 투자와 직업교육 제공 등 적극적인 정책 지원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이제 서비스 수출은 단순한 대안이 아닌, 한국 경제와 고용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이러한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