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팀원이 되자 사람이 빠졌다
전문가·사무직 대거 감원,
‘기계와의 경쟁’ 시작됐다

“대체될 줄 몰랐다. 그것도 이 정도로 빠를 줄은.”
직장인들의 불안은 현실이 되었다. 인공지능(AI)이 업무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한때 탄탄하다고 여겨졌던 고임금 일자리들까지 사라지고 있다.
인텔은 지난달 전체 직원의 20%에 달하는 2만 2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6000명, 메타는 4000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단순 반복 업무자나 계약직이 아니었다. 상당수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기술 관리자, 제품 기획자 등 AI가 가장 빠르게 대체 중인 핵심 인재들이었다.
AI, 정말로 대부분의 코드를 ‘직접’ 코딩한다
각 기업의 감원 배경은 명확하다. 더 이상 사람이 모든 코드를 작성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20~30%는 이미 AI가 코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의 샘 올트먼도 “AI 에이전트 수천 개가 인간 엔지니어처럼 일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며 고용 지형이 바뀔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WEF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10곳 중 4곳이 2030년까지 인력을 줄일 계획이며, 특히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업무는 AI가 대부분 대체하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법무비서, 그래픽 디자이너, 사무직은 물론, 공학·정보통신 전문가 등 고학력 고기술 기반의 전문직 일자리마저 대체 가능 직군으로 분석되고 있다.
메타는 아예 저성과자에 대한 선제 해고 방침을 밝히며, “인력 최적화”를 이유로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구글도 최근 클라우드와 판매 부문에서 수백 명의 직원을 해고했으며, 드롭박스·듀오링고 등 일부 테크 기업은 AI 도입이 감원의 직접 이유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전문가들은 AI가 기업의 수익률을 높이는 도구로 각광받으면서, 이익률을 맞추기 위한 ‘구조조정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본다.
동시에 기업들은 AI를 설계하고 조율할 수 있는 신종 직무(프롬프트 엔지니어, 윤리 설계자, 데이터 과학자)에 대한 채용을 늘리고 있다.
AI가 ‘전부 대체’하진 않는다, 하지만…
모든 일자리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창의적·감성적 직무, 사람과 직접 관계를 맺는 역할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분석처럼, 국내 일자리의 12~14%, 약 340만 개가 AI에 의해 10년 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분명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전문직이다.
AI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 일하는 방식과 역량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