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되살아난 전설의 경차
포르쉐급 성능 품은 ‘슈퍼 마이크로카’

닛산이 전설의 콘셉트카 ‘마치 350SR’을 23년 만에 복원해 공개했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니산 데이(Ni-San Day)’ 기념 행사에서 공개된 이번 모델은 단순 복각을 넘어 성능과 디자인, 편의 사양을 전면 재해석한 ‘레스트모드(Restomod)’ 차량으로 소개됐다.
3.5리터 V6 엔진으로 최고출력 300마력을 내며 초소형차의 경계를 넘는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전설의 귀환… ‘마치 350SR’이 다시 깨어나다
2002년, 닛산은 ‘경차도 이렇게 빠를 수 있다’는 걸 증명하듯 단 하나의 콘셉트카를 만들었다.
이름은 ‘마치 350SR’. 경차 마치(유럽명 마이크라)의 레이싱 계보를 기념해 만들어진 원오프 모델이었다. 그리고 23년이 지난 지금, 이 괴물 경차가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닛산은 자사의 기념일인 ‘니산 데이’를 맞아 이 모델의 레스트모드(Restomod) 버전을 공개했다.
겉모습은 확 달라졌다. 닛산 디자인 유럽이 손을 댄 외관에는 LED 헤드램프와 반원형 주간주행등이 적용돼 신형 마치와의 유전적 연결을 암시한다.
실버 바디에 블루 포인트, 18인치 RAYS 휠, 그리고 ‘=III 23’ 그래픽까지—새로우면서도 과거의 흔적을 세심히 담았다.
‘경차’라고 쓰고 ‘슈퍼카’라 읽는다
이 차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단연 성능이다. 겉보기엔 작지만, 속은 다르다.

보닛 아래엔 3.5리터 V6 엔진이 숨어 있다. 무라노에서 가져온 이 유닛에 350Z의 배기 매니폴드, 니스모 인덕션 시스템, 고출력 캠샤프트, 그리고 커스텀 ECU가 결합됐다.
그 결과는 300마력. 무게는 1,200kg에 불과하다. 닛산은 포르쉐 박스터 수준의 성능을 가진 이 모델을 단순 전시용으로 제작한 것은 아니다.
마이크라 EV와 신형 리프를 앞두고 브랜드의 감성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 모델로 삼을 계획이다.
달릴 줄 아는 인테리어, 감성도 챙겼다
실내도 과감히 손봤다.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스포츠 버킷 시트는 4점식 레이싱 하네스를 갖췄고 실내 중심에는 9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추가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하며 새로 장착된 스피커 시스템으로 고음질 음악 감상도 가능하다.

단순히 트랙용 ‘달리는 괴물’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활용 가능한 차량으로 만들려는 닛산의 의도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공개 직후 해외 자동차 팬들은 열광했다. 국내 출시 가능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성능 경차에 대한 관심은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현대차가 캐스퍼 일렉트릭 기반의 고성능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를 공개한 상황에서, 닛산의 이번 행보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적지 않은 자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