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광학줌·고속충전까지 다 담았다
기술 키운 중국 스마트폰의 역습
저가 공세 아닌 실력 승부에 나서

“폰이 아니라 카메라인 줄 알았어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현장에서 샤오미의 신형 스마트폰을 체험한 한 관람객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중국산 스마트폰은 ‘싸지만 부족한 대안’이 아니다. 샤오미는 ‘27만 원대’라는 가격에 AI·카메라·디스플레이 성능까지 얹으며 가성비 그 이상을 겨냥하고 있다.
중저가 시장 겨눈 샤오미의 ‘정공법’

샤오미의 서브 브랜드 포코(POCO)는 15일 국내에 ‘포코 M7 프로 5G’를 정식 출시했다.
8GB 램과 256GB 저장용량을 갖춘 이 모델의 가격은 27만 9990원으로, ‘보급형’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탄탄한 사양이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5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는 OIS(광학 손 떨림 보정)와 EIS(전자 손 떨림 보정)를 지원하고, 인공지능 기반 줌과 하늘 보정 기능, 전면 광각 AI 촬영 기능까지 포함돼 있다.
이 같은 포코 M 시리즈는 ‘합리적 실용성’을 강조한 모델로, 앞서 출시된 X·F 시리즈와 함께 포코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샤오미는 최근 라이카와 손잡고 카메라 성능을 대폭 강화한 ‘샤오미 15 울트라’를 선보이며 기술 이미지를 다시 쓰고 있다.
이번 MWC에서 이 제품은 ‘스마트폰이 아닌 카메라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삼성전자와 비교했을 때도 기능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양상이다. 안드로이드 기반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도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국내 시장 공략 본격화…업계는 ‘촉각’

샤오미는 지난 1월 한국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 오프라인 매장 출점을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온라인 자급제 판매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직접 소비자와 만나며 브랜드 인식을 높일 계획이다.
샤오미는 프리미엄 제품군 ‘14T’ 시리즈부터 보급형 ‘레드미노트 14’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가격은 20만~60만 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며, 이미 온라인 유통으로 국내에서도 일정 수요층을 확보한 상태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보안이나 브랜드 신뢰도가 약점이긴 하지만, 성능만 놓고 보면 삼성이나 애플과 큰 차이가 없다”며 “세컨드 폰, 자녀용 폰 시장부터 틈새를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부 역시 이런 흐름에 긴장하는 눈치다. MWC 현장을 찾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중국 기업과 우리 기업이 무엇이 다른지를 직접 보고 판단하겠다”며 기술 업그레이드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