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기차 가격 인하 위해
LFP 배터리 도입 결정

폭스바겐이 2026년부터 리튬-철-인산염(LFP) 배터리를 대거 적용한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판도에 중대한 전환점이 예고됐다.
폭스바겐의 이번 결단은 차량 가격을 대폭 낮추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고가의 니켈-망간-코발트(NMC) 배터리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를 전면 도입하는 내용이다.
폭스바겐의 전략 변화, 핵심은 ‘가격’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은 2026년 출시 예정인 소형 전기차 ‘ID.2’를 시작으로 전기차 전 라인업에 LFP 배터리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MEB 플랫폼을 개량한 ‘MEB 플러스’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전환 계획이다.

폭스바겐 토마스 셰퍼 CEO는 “ID.3, ID.4, ID.7 등 주요 모델에 MEB 플러스를 도입하고 LFP 배터리를 적용하겠다”고 13일 전했다.
그는 “LFP는 대량 생산에 적합한 핵심 기술로, 고성능 모델을 제외하면 업계 전반이 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은 독일 잘츠기터에 위치한 자체 배터리 공장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기존 NMC 배터리는 점진적으로 생산을 중단하며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LFP 배터리는 원가가 낮은 대신 에너지 밀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비용 측면에서 확실한 장점이 있다. 이는 폭스바겐이 전기차 가격을 내리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선택한 이유다.

미국과 중국 시장 동향, LFP가 대세 되나
LFP 배터리는 이미 중국 시장에서 주력 기술로 자리 잡았으며 테슬라와 포드, GM 등 북미 자동차 제조사들 또한 해당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테슬라는 ‘모델3’를 통해 LFP 배터리의 시장성과 안전성을 검증했고, 포드는 머스탱 마하-E에 이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내에서 LFP의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폭스바겐도 이 기술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배터리 3사, 위기이자 기회
국내 배터리 3사는 그동안 고에너지 밀도의 NMC 배터리를 앞세워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LFP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이들 기업은 전략 수정을 강요받고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LFP 기술 협력을 추진 중이며 삼성SDI와 SK온 역시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폭스바겐의 ‘국민 전기차’ 전략이 성공할 경우, 전기차의 가격 장벽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기존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배터리 산업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